🙏 침과 뜸으로 이어진 봉사의 길 (한 사람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걷게 된 여정)

 

1. 다시 만난 인연, 다시 시작된 봉사

오랜만에 반가운 연락이 왔습니다.
예전에 함께 호스피스를 공부했던 목사님이셨죠. 서로의 근황을 나누다 보니, 침과 뜸 공부도 함께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분 교회에서 다시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제게는 오랜만에 주어진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2. 다양한 이들과 함께한 첫 번째 팀

교회에는 이미 치료 봉사팀이 있었습니다.
부황을 뜨는 여자 목사님, 침을 놓는 분, 카이로프랙틱 교수님, 그리고 저까지 네 명이었죠.
각자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돕는 따뜻한 팀이었지만,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카이로프랙틱 교수님이 치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에게 약을 판매하고 있었던 겁니다.
‘무료 봉사’라는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었고, 결국 팀은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3. 혼자 남은 자리, 감당할 수 없는 현실

그 후에는 저 혼자 봉사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용하던 간접구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였습니다.
재료비며 기름값이며... 감당하기가 점점 어려워졌죠.

게다가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분들이 생겼고, 밤늦게까지 봉사해야 하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고민 끝에 교회에서의 봉사를 잠시 멈추기로 결심했습니다.

4. 봉고차 안의 작은 치료실

그러던 중, 치료를 받던 한 여성분이 계속해서 연락을 해왔습니다.
“어디서든 좋으니, 제발 계속 치료해 주세요...”

장소도 마땅치 않았던 저는 결국 제가 타고 다니던 봉고차 안에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간접구 대신 직접구로 치료를 하기 시작했고, 제 봉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죠.

5. 더 넓고 깊은 봉사를 위해

봉사를 하다 보니, 더 많은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준비해 나갔습니다.

• 간병사 자격증
• 장애인 보조인 자격증
• 요양보호사 자격증
• 약용식물 관리사 자격증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생긴 수입으로는 차량 기름값을 충당하고, 다시 봉사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나아갔습니다.

6. 목소리를 잃은 성악가

어느 날, 봉사하던 교회에서 찬양을 잘 부르던 집사님이 찾아왔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분이었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일이 생겼던 겁니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유했지만, 성악가에게 목 수술은 인생의 전환점이자 위기였습니다.
그분은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저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뜸으로... 고칠 수 있을까요?”

7. 기적 같은 회복, 그리고 함께하는 봉사

그분은 사실 그전까지 뜸에 관심도 없던 분이었습니다.
“그냥 해보지도 않고 말하지 마시고, 한 번 떠봅시다.”
그렇게 시작된 치료는 20일 만에 그분의 목소리를 회복시켰습니다.

이 경험 이후, 그분과 교회 부목사님이 제 봉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뜸 자리만 표시하면, 두 분이 함께 뜸을 떠주셨죠.

혼자 하던 봉사가, 어느새 ‘함께하는 봉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봉사는 끝나지 않는다

이 모든 여정은 단순히 뜸을 배워서 치료를 한다는 차원을 넘어선 이야기입니다.
하나하나의 만남 속에서, 누군가의 삶과 아픔을 공감하고, 손을 내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갔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 길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다면 말이죠.